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대선 출사표를 던지며 대선 판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추 전 장관이 이른바 ‘꿩 잡는 매’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저격수를 자처한 만큼, 윤 전 총장에 반감이 큰 강성 친문 지지자들을 규합해 체급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국 트라우마’를 소환해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에게 반사 이익을 안겨줄 것이란 당내 우려도 적지 않다.
추 전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파주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중계를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권에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이광재 민주당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 이은 6번째 출마 선언이다. 그는 “사람이 돈, 땅, 권력과 이념보다 높은 세상을 향해 추미애의 깃발을 들고자 한다”며 “사람이 높은 세상을 위해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제1야당 당 대표로서 여러분과 함께 촛불광장에 있었다. 촛불시민께 사회개혁을 약속드렸고, 촛불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간직해 왔다”며 개혁 의지도 드러냈다. “민주당이 다시 촛불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의 등판으로 여권 내 대선주자 3위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 전 장관은 <머니투데이> 의뢰로 피엔아르(PNR)리서치가 지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에게 실시한 범여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33.3%) 경기지사, 이낙연(13.6%)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3위(6.1%)에 올랐다. 후발 주자임에도 윤 전 총장과 날카롭게 대립해온 추 전 장관에게 강성 친문 유권자들의 지지가 쏠렸다는 풀이가 나온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이 대선 주자로 다시 만나면 윤 전 총장만 득 보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윤 전 총장이 ‘추 윤 갈등’을 거치며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과정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을 고리로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우면 다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추 전 장관이 잡으려고 하는 게 ‘꿩’이 맞는지, 본인이 ‘매’는 맞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추 전 장관과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정세균 전 총리도 이날 <에스비에스> 인터뷰에서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반사체로 만들었다’는 지적에 “(총리 시절) 내각에 같이 있었는데 팩트, 사실에 부합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추 전 장관의 등판을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강성 지지자들의 표심이 추 전 장관으로 뭉칠 경우 추후 당내 경선 때 교통정리가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이 경선 레이스 도중에 자신이 연대할 후보를 밝힐 경우 지지층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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