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오후 전남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 하고 있다. 광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전두환 전 대통령,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 등 1년 이상, 1천만원 이상 지방세나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납부하지 않은 이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모두 9668명으로, 이들이 납부하지 않은 체납액은 4243억6천만원에 달한다.
18일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020년 상습·고액체납자의 이름과 나이, 상호와 주소 등을 공개했다. 기존 공개대상 체납자와 신규 공개대상 체납자를 포함해 가장 많은 체납액을 기록한 이는 지방소득세 146억8700만원을 체납한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다. 오 전 대표는 2017년부터 4년 연속으로 개인 체납액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저축은행 불법·부실 대출 혐의로 기소돼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주민세 양도소득세분 83억2500만원을 체납한 조동만(68)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2위를, 지방소득세 79억 9200만원을 안낸 김상현(57)씨가 3위에 올랐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명단에 포함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9억7400만원을 체납해 1년새 5천여만원이 늘었고, 1980년대 어음사기 사건을 벌인 장영자(9억 2400만원)씨도 명단에 포함됐다.
법인 가운데는 용산역세권 개발 시행사였던 드림허브프로젝트가 552억1400만원으로 체납액 1위를 유지했고, 지에스건설(167억3500만원·GS건설과는 무관), 삼화디엔씨(144억1600만원), 케이디알앤디(118억4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다단계 사기로 이름을 알린 제이유개발·제이유네트워크가 법인 체납액 기준 4·5위를 차지했다.
2020년 새로 명단에 포함된 체납자를 기준으로 보면, 개인은 강영찬(39) 엠손소프트 전 대표(57억5500만원), 법인은 뉴그린종합건설(22억5600만원)의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인 유섬나(55)씨도 지방소득세 2억7400만원을 체납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유씨는 2018년 40억원대 배임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각 지자체는 지난 2월부터 사전안내를 진행하고 6개월 이상의 소명 기간을 부여했다. 이후 10월까지는 전국 지자체별로 심의를 거쳐 명단공개 대상자를 확정했다. 소명 기간에 체납액의 30% 이상을 납부하거나 불복청구 중인 경우 등은 공개대상에서 제외됐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546명이 86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명단은 각 지자체 홈페이지와
위택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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