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마스크 공급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정세균 총리는 28일 대구시청에서 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한 마스크 공급을 발표했지만 약속드린 시간과 물량을 지키지 못했다. 미리 설명드리지도 못해 매장을 찾은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실망을 드렸다”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속도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기재부, 식약처와 관련 부처에서는 최단 시간 내 유통체계를 정비하고, 국민 여러분께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날 많은 시민들은 정부가 마스크를 공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약국과 우체국 등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했다. 마스크가 매장에서 판매되려면 마스크 생산업체와 우체국·농협 간 공급 계약을 맺은 뒤 물류 이동 등 최소한의 시간이 드는데도, 정부가 서둘러 27일부터 살 수 있다고 발표하는 바람에 시민의 불편과 불안만 커졌다. 정 총리의 언급 대로 코로나19 같은 대형 위기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를 까먹은 셈이다.
정 총리는 더 강력한 공급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공권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며 “마스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공권력을 가진 모든 정부기관이 나서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더 강력한 공급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정 총리는 경북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필요하면 마스크 완제품을 외국으로부터 급하게 수입하는 문제까지 검토해 보도록 기재부에 지시해 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마스크는) 내주에는 호전이 될 것이다 보고 있고, 혹시 중간상들이나 어디에서인가 잠자고 있는 마크스가 있다면 그것들도 다 깨워서 국민들 손에 들어가도록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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