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더이상 외로운 ‘봉화산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스스로를 ‘봉화산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연결된 산맥이 없이 홀로 서 있는 외로운 산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 뒤에는 산맥이 이어졌다. 이미 봉화산은 하나가 아니다. 국내외에 수많은 봉화산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생애는 도전으로 점철됐고, 좌절을 감당하여야 했다고 뒤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런 대통령의 도전과 성취와 고난이 저희들에게 기쁨과 자랑, 회한과 아픔으로 남았다. 그것이 저희를 봉화산의 산맥으로 만들었다”고 이 총리는 말했다.
또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뒤 ‘깨어있는 시민’이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각성이 현실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역주의가 완화돼 선거에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는 다양성을 더 포용하게 됐다. 약자와 소수자를 보는 사회의 시선도 조끔씩 관대해졌다.” 이 총리는 “사람들의 각성은 촛불 혁명의 동력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며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총리는 아직 노 전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을 이루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이 총리는 “그래도 그 길을 가겠다. 대통령을 방해하던 잘못된 기성 질서도 남아있다. 그래도 저희들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저희들도 늘 깨어있겠다”며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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