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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이낙연 총리 “노무현 왜곡했던 사회구조 개선됐나?”

등록 2019-04-28 12:06수정 2019-04-28 20:23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관람 뒤 ‘노사모’ 등과 뒷풀이
“상식 정의에 얼마나 목마르냐 따라 가짜 포만감이 있다
민주주의 한번 얻었다고 우리 것 아냐…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신촌 한 영화관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신촌 한 영화관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보고 “노무현을 흔들었던, 왜곡했던, 조롱했던 사회구조는 개선돼 있다?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없다”며 “(영화가) 우리가 다시 깨우쳐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던져준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뒤 노무현재단 장학생, 영화에 출연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청년창업 맥줏집에서 뒤풀이를 했다. 이 자리에서 영화 제작자가 인터뷰에 응한 이들이 ‘10년 전과 같은 실수를 안한다’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에 이낙연 총리는 “이제 그런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상식·정의에 얼마나 목마르냐고 느끼냐에 따라, 우리 사회는 가짜 포만감 같은 게 있다. 충분히 만끽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짜다”라고 답했다.

<노무현과 바보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제작된 영화다.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바보’ 86명의 입을 통해 ‘노무현 정신’을 다시 말한다.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했다.

이 총리는 “노무현 하면 떠오르는 게 희망이다. 바보도 대통령 될 수 있다는 희망, 권위주의와 지역주의 허물어질 수 있다는 희망. 노사모로 대표되는 보통 사람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을 먼저 추억했다. 그러면서 “끝내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 거기서 오는 고통과 각성도 주셨다”며 “민주주의가 만만한 것이 아니구나. 한번 얻으면 당연히 우리 것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바이더피플’은 부단한 과정에서 온다는 각성을 알려주셨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지난 2002년 대선 경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이 최고위원 시절 광주를 방문해서 한 연설도 함께 소개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나는 경상도 사람이다. 김대중 좋아한다고 하면 빨갱이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지지했다. 지지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길을 놔주고 다리를 놔줄 것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바른길로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 시민 여러분도 길 놔주기를 기대한 것 아니지 않나’라고 연설하니 (분위기가) 뒤집혔다.” 이 총리는 “보통 정치인들은 얼른 가서 뭐해드릴게요 하는데, 대변인이라 뒤에 앉아서 연설을 듣다가 ‘정치 본질이 뭔가’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당했을 때 열린우리당과 등을 돌렸던 당시 민주당 의원으로서 유일하게 탄핵 반대표를 던졌던 이유도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별한 철학이라기보다 정치가 그럴 것까진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지였다가 갈라지면 더 적대감이 있다. 어제까지 동지였다가 갈라졌다고 설령 밉다 하더라도 말로는 안 미운 척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우리 정치가 그걸 못해요. 어차피 지도자로 뽑혔으면 기분대로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억제하면서 우아한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28일 새벽 페이스북에 영화관람 소식을 전하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희망, 고통, 각성 등을 그대로 전해주는 작품”이라고 남겼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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