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출장 전 띄워…“위로·격려 못줘 송구”
취임 뒤 첫 외국 방문인 일본 출장을 떠나기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들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 2일 발표한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사과했다. 박 시장은 8일 ‘취임 100일(2월3일) 시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는 시장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러웠다”며 “지난주는 시장 일을 하고 나서 가장 힘든 한주였다. 서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발표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시민들의 고단한 삶에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시민의 꿈을 만들어줄 순 없지만,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편지에 썼다.
그는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서 서울시가 하는 일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두렵진 않았다”며 “우리 스스로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두려울 뿐”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뉴타운 등 주택 정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중교통요금 인상 등을 놓고 중앙정부와 이견을 보인 바 있다.
박 시장은 이날부터 1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첫날인 8일 오후엔 요코하마시에서 가장 오래된 가와이정수장을 찾아 이 정수장의 소수력 발전 설비를 둘러봤다. 소수력 발전은 물을 맑게 하기 위한 침전지와 정수장 사이의 낙차를 이용한 발전소로,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 발전이 가능하며 공해가 없는 청정에너지원이다.
가와이정수장은 2006년 소수력 발전을 도입해, 320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규모인 115만㎾의 전력을 해마다 생산하고 있다. 소수력 발전 설비를 살핀 뒤 박 시장은 “서울시의 아리수정수센터나 물재생센터, 중랑천 등에 소수력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엄지원 기자,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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