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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자치

기업들, 세종시에 어떤 투자 하나

등록 2010-01-11 10:37

삼성, 2015년까지 2조500억 투입…계열사 5곳 신.증설 위주로 입주
태양전지 등 신수종 사업 거점으로 육성

세종시가 삼성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수종(新樹種) 사업의 중심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은 11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맞춰 친환경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의 신수종 사업 육성을 골자로 한 세종시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이 확보할 세종시 부지는 165만㎡(50만평) 규모로, 내년부터 2015년까지 이곳에 사업기반을 다지는데 2조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런 투자규모는 삼성을 포함해 세종시에 유치된 국내외 5개 기업이 계획한 총 투자액(4조5천억원)의 절반에 근접한 것이다.

삼성의 투자를 통해서만 정부가 기대하는 고용창출은 1만5천800명에 달한다.

정부가 제시한 각종 인센티브와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삼성은 세종시 단지를 차세대 주력사업을 확충하는 거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 삼성 단지는 경기 기흥.수원(반도체)이나 충남 탕정(LCD), 경북 구미(휴대폰) 등에 버금가는 삼성의 성장동력 기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전자, SDI, LED, SDS, 전기 등 주요 5개 계열사가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전지를 비롯해 연료용 2차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데이터프로세싱 및 헬스케어 사업 등을 세종시에 둘 계획이다.

아울러 고용창출 효과가 큰 주요 계열사의 콜센터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태양전지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기흥공장에 결정형 방식의 연구.개발 라인을 가동 중인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결정형 태양전지와 함께 a-Si(아몰퍼스 실리콘) 방식과 CIGS(구리인듐갈륨비소) 방식의 박막형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은 세종시에 이 태양전지 공장을 세워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삼성SDI가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는 2차 전지는 앞으로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가 상용화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또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LED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LED를 광원으로 하는 LCD TV(LED TV)를 세계 시장에 내놓고 작년에만 260만대 이상 판매하면서 새삼 주목받는 친환경 소재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삼성LED는 수원, 용인 공장에 이어 국내 3번째의 LED 생산라인을 세종시에 증설할 계획이다.

의료장비 등을 만드는 헬스케어는 특허기간이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생산하는 바이오시밀러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관심을 두는 분야다.

이와 관련, 최지성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는 "건강, 환경, 라이프케어 등 신규사업이 기존 인포테인먼트 사업과 함께 10년 후 삼성전자의 양대 축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헬스(건강) 분야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그러나 애초 세종시 입주 가능성이 거론됐던 바이오시밀러와 LCD 부문 등은 세종시 투자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시가 주요 사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화, 의욕적 투자

한화그룹은 세종시 투자를 다른 기업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11일 그룹에 따르면 세종시에는 ㈜한화와 한화석유화학, 한화L&C, 대한생명 등 4개 계열사가 들어가 연구.개발(R&D)과 신성장동력 생산 라인에 투자한다.

㈜한화는 국방과학기술연구소를 세우고, 한화석화는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한편 한화L&C는 태양광 관련 소재산업 생산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대한생명이 금융연수원을 짓는다.

특히 한화의 `미래 먹을거리'인 태양전지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이 가운데 태양전지는 이미 한화석화가 울산 공장에서 30MW 규모의 생산설비 시험가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분야다. 한화석화는 올해부터 울산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태양전지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분야는 그룹 계열사에서 신성장동력 사업 추진을 도맡은 홍기준 한화석화 대표가 이끌게 된다.

세종시에 1조3천270억원을 투자하고, 3천44명을 고용할 계획을 짠 한화는 연내에 시설을 착공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의욕적이다.

한화가 최대한 빨리 착공을 하고 싶은 분야는 국방미래과학연구소(가칭)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화약공장에서는 일찌감치 미사일 추진제와 유도무기 등을 생산해오고 있지만, 관련 분야에서 독자적인 연구센터가 없다.

따라서 연구센터를 조기에 착공함으로써 연구와 생산을 일원화시켜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가 이렇게 세종시 투자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사업의 경제성은 물론 최적의 교통 입지를 제공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원형지 3.3㎡(평)당 분양 단가 36만~40만원을 매력적인 가격으로 보고 60만㎡(18만평)을 요청했다.

또 세종시 주변에는 경부고속도로와 대전-당진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해있고, 경부선 철도도 인접해있기 때문에 `사통팔달'의 입지적인 조건을 갖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충청지역 연고 기업인 한화는 지역에 주력 업종의 생산라인을 포진시키고 있는데다, 개발 사업의 경험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전과 천안에는 우주.항공 관련 생산 공장이 있고, 대덕에는 석유화학연구소, 보은에는 ㈜한화의 화약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또 청원에는 한화 L&C공장이 있다.

한화는 대덕테크노밸리 개발 사업을 해봤기 때문에 세종시 입지를 판단하거나, 향후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경험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R&D와 신사업 분야는 풍부한 연구 인력이 필요한데, 카이스트 등이 유치되면 인재 풀을 형성할 수 도 있을 것으로 한화는 보고 있다.

웅진, 2650명 채용

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2020년까지 66만㎡ 부지에 9천억원을 투자해 2천650명을 채용한다.

부지 기준으로는 삼성그룹(16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일찍부터 유력한 세종시 입주 후보기업으로 거론된 웅진은 정부의 수정안 발표에 앞서 주력 계열사의 공장과 그룹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세종시에 세우는 계획을 밝혔다.

세종시에 입주할 계열사로는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사업 신규 공장, 웅진코웨이의 수처리 공장, 웅진케미컬의 LCD용 프리즘시트 광학 소재 공장 등 3곳이 제시됐다.

이들 계열사는 세종시에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고, 중장기(3~4년)적인 차원에서 기존 사업 부문의 공장을 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6년 서울대에 설치한 웅진코웨이 R&D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R&D 기능을 통합한 그룹 R&D 조직을 세종시에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그룹은 충청 지역과의 긴밀한 연관성 때문에 일찌감치 세종시에 입주할 유력할 기업 후보로 거론돼왔다.

웅진코웨이의 본사와 공장이 공주에 있으며, 웅진케미칼도 공주에 공장이, 웅진에너지는 대전에 공장을 두고 있다.

모두 세종시와는 인접한 거리로, 웅진 측은 세종시에 신규 공장을 증설하게 되면 기존 공장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운찬 총리가 지난해 11월 18일 "이름만 대면 금방 알 만한 중견기업이 세종시로 이전할 마음을 90~95% 정도 굳히고 있다"고 언급했을 때도 그 주인공으로 웅진그룹이 유력하다는 설이 세간에 오르내렸다.

웅진그룹은 2008년 기준으로 4조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재계 34위에 랭크된 중량감 있는 중견기업인데다 소비재를 주로 생산해 대중 인지도 또한 높다.

또 윤석금 회장의 고향이 충남 공주로, 정 총리와 윤 회장은 모두 충청 출신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에서 정기 모임을 통해 자주 대면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아울러 출판에서 시작해 식품, 정수기, 에너지, 건설 등 최근까지 거침없이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웅진그룹의 야심에 찬 행보도 세종시 투자설을 부추겼다.

처음 세종시 입주설이 거론될 때만 해도 웅진그룹은 연관설을 완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러나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공장부지를 3.3㎡당 36만~40만 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자 웅진그룹은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투자 계획 검토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보면 세종시 입주는 장기적인 투자 계획"이라며 "일단 정부 수정안이 발표됐지만 앞으로 법안 통과 과정도 있고 해서 그룹 차원에서는 투자 계획을 계속해서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 식품과학연구소 설립 가능성…타 기업 비해 투자규모 적어

정부가 11일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에는 롯데그룹이 6만6천㎡부지에 2020년까지 1천억 원을 투자하고, 1천 명을 고용할 것이란 내용이 들어있다.

롯데는 이 부지에 식품과학연구소를 설립, 4개 분야의 연구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 한화, 웅진과 함께 첨단녹색산업 단지에 자리를 잡은 롯데는 이 곳에 2011~2012년 투자 400억원, 고용 200명, 2013~2015년 투자 300억원, 고용 300명, 2016~2020년 투자 300억원, 고용 500명 등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총 1천억원을 투자하고 1천명을 고용할 게획이다.

하지만 정부 수정안의 유치확정 기업명단에 롯데가 포함된 사실을 대부분의 임원들이 모를 정도여서 내부 논의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홍보실장인 장병수 전무는 정부의 수정안이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롯데는 세종시 입주에 대해 어떠한 검토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롯데그룹에서는 통상 신규사업이나 인수합병(M&A) 등은 정책본부 국제실이 맡고 있으나 이번 세종시 건에 대해서는 국제실에서도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롯데의 내부 정황으로 비쳐볼 때 롯데가 이번에 세종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입주 면적이 6만6천만㎡에 불과한 데다 2020년까지 투자비 1천억원, 고용인원 1천명도 면밀한 검토끝에 나온 수치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의 투자 규모는 삼성의 입주 면적이 165만㎡에 이르고 고용인원 1만5천800명, 투자액 2조500억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그야 말로 조족지혈이다.

더구나 롯데보다 그룹 규모가 작은 한화의 부지면적 60만㎡, 고용 3천44명, 투자 1조3천270억원, 웅진의 부지면적 66만㎡, 고용 2천650명, 투자 9천억원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롯데가 이번 세종시에 적극적으로 입주를 희망했다기보다 체면치레용으로 정부에 화답한 수준에 그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평소 투자관행이 지극히 보수적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정부의 수정안을 면밀히 검토한 뒤, 각종 인센티브 등이 유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이번에 소규모로 세종시에 들어간 뒤, 맥주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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