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노동부 장관(오른쪽)이 취임 인사를 위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해 임성규 위원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저에 대한 선입관을 갖지 마시고, 저도 (민주노총에 대한) 선입관을 갖지 않겠다.”(임태희 노동부 장관)
“우리도 선입관을 버리겠다. 노동부 장관도 현장을 아는 노조의 얘기를 들어달라.”(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신임 인사를 하려고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찾아 임성규 위원장을 만났다. 임 장관과 임 위원장은 현안에 대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면서도, 가시 돋친 험담 대신 대화를 계속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임 위원장은 먼저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과 ‘복수노조 허용·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라는 노동계의 ‘뜨거운 감자’를 거론했다. 임 위원장은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가 특별법으로 단결권·교섭권을 인정받고 있는데, 정부가 공무원 노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임 장관은 명함만 노동부 장관 하지 말고,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외국 사례를 보니 노동부 얘기와 달리 전임자 임금 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겨져 있더라”며 “임 장관은 일방적인 얘기만 듣지 말라”고도 했다.
그러나 임 장관은 현안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노동운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많고, 민주노총이 요구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임 장관은 “민주노총도 노-정 관계에서 고객이고 대화 상대”라며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쪽은 한국노총이 제안한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정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위원장은 이날 임 장관이 돌아갈 때 건물 앞까지 배웅하며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임 장관은 “대결보다는 대화로”라는 말로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노동부 관계자는 “과거 분위기와 달라 놀랐다. 대화를 하면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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