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참정권 연락회의’ 결성…후보공약 등 적극 알려
지난 6월 재외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이끌어낸 재일동포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를 선거권 행사의 예습장으로 활용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위헌소송을 주도한 이건우 ‘재일국민조국참정권 회복을 위한 시민연대’ 일본 쪽 간사 등 재일동포 시민단체 대표 10명은 25일 ‘재일한국인 본국 참정권 연락회의’(가칭)을 결성했다. 이들은 대선 사흘 전인 다음달 16일 오사카와 고베 등 한국인 밀집지역에서 대선 후보들의 정책공약과 헌재 결정 내용을 홍보할 예정이다. 이 간사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헌재가 내년 12월까지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판결해 재일동포들이 이번 대선에는 참여할 수 없지만, 선거권 회복의 의미와 참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연락회의(korea-sanseiken.main.jp)는 이번 행사를 위해 최근 각 당에 이달 말까지 정책공약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일동포 유권자는 대략 45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국적 보유자 45만명, 주재원·유학생 10만명 가운데 75% 가량이 유권자일 것으로 이 간사는 추정했다. 지난 두 차례의 대선에서 몇 십만표 차로 당락이 결정된 점에 비춰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다.
하지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재일동포가 많은 게 현실이다. 특히 재일 한국인의 최대 조직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은 일본 지자체 선거의 참정권 획득 운동에 주력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국 참정권 행사에는 관심이 덜한 편이다.
선거관리 또한 쉽지 않은 문제다. 주일 한국대사관의 고위 관계자는 “당장 투표소를 어디에 설치하고, 누가 이를 관리하고, 부정선거운동을 어떻게 적발해야 하는지 문제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간사는 “이번 예행 연습은 선거 감시장치를 만들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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