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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차분히 경찰 수사 지켜볼 때다

등록 2021-05-17 18:05수정 2021-05-18 16:18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경찰이 고 손아무개씨의 친구 ㄱ씨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경찰이 고 손아무개씨의 친구 ㄱ씨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 대학생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숨진 손아무개씨의 친구 ㄱ씨를 겨냥한 억측과 공격이 위험수위를 넘었다. ㄱ씨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정보는 물론 ㄱ씨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게시물이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허위 정보에 기반한 음모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이 발생하면 온라인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 퍼지는 일이 ‘기본값’이 된 시대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

늘 그렇듯이 이번 사건에서도 음모론은 가짜뉴스를 자양분 삼아 몸집을 불리고 있다. ㄱ씨의 외삼촌이 경찰 간부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실명까지 거론된 해당 경찰 간부는 “친인척 관계는 고사하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반박했다. ㄱ씨의 큰아버지가 현직 법무부 고위 간부라거나 ㄱ씨의 아버지가 대형 로펌 변호사라는 허위 정보도 돌고 있다. ㄱ씨의 가족 중에 유력 인사가 있어서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음모론의 뼈대다. 지난 16일 한강공원에서 열린 ‘고 손아무개씨를 위한 평화집회’ 참가자들은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이번 수사를 맡은 서초경찰서까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물론 창졸간에 자녀를 잃은 부모의 비통한 심정을 헤아리고 공감해주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억측과 공격은 추모가 될 수 없다. 특히 근거 없는 음모론을 확대 재생산하는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는 범죄 행위와 다를 게 없다. 안타까운 죽음마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태는 더 이상 용납되어선 안 된다.

ㄱ씨 쪽은 17일 입장문을 내어 항간에 떠도는 억측들에 대해 반박했다. ㄱ씨 쪽은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ㄱ씨의 무고함이 밝혀지더라도 ㄱ씨와 가족들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가 어렵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호소했다. 지금은 차분하게 경찰 수사를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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