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변창흠 장관으로 ‘2·4 공급확대 대책’ 신뢰 얻을 수 있나

등록 2021-03-10 18:31수정 2021-03-11 02:50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이 여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일 방송에서 경질론에 대해 “상황을 확인해 보겠다”면서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 다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은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사퇴 필요성을 제기했다. 같은 당의 박수현 홍보소통위원장도 전날 “책임을 지고 조만간에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경질을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책임론을 야당 정치공세로만 치부하기는 어렵게 됐다.

변 장관은 엘에이치 직원의 신도시 땅 매입 시기와 겹치는 2019~2020년 사장을 맡았다. 직원의 투기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또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엔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서 투자한 건 아닌 것 같다”는 두둔성 발언으로 국민 분노를 부채질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질책까지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만나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중한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땅 매입 직원만 처벌하고, 관리감독에 실패한 윗선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흔들리지 말고 ‘2·4 주택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해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라”고 지시했다. 2·4 대책 이후 매맷값과 전셋값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는데, 다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 신뢰가 중요한데, 변창흠 장관을 주무 장관으로 두고 주택정책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정책 추진 동력을 잃게 할 위험성이 더 크다. 벌써 국민 분노에 편승해서 국민의힘은 2·4 대책의 취소 내지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변 장관은 9일 국회 답변에서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변 장관이 책임을 지는 것만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는 없다. 공직자와 공기업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그래도 정책 신뢰 회복을 위한 단호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정부·여당은 알아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대한민국 망치는 ‘극우 카르텔’…윤석열·국힘·태극기 부대 1.

대한민국 망치는 ‘극우 카르텔’…윤석열·국힘·태극기 부대

체포 뒤에도 ‘거부 남발’ 윤석열…전략이 아니라 착각이다 2.

체포 뒤에도 ‘거부 남발’ 윤석열…전략이 아니라 착각이다

[사설] 경호처를 아부꾼으로 전락시킨 ‘윤비어천가’ 3.

[사설] 경호처를 아부꾼으로 전락시킨 ‘윤비어천가’

[사설] 내란·체포 이후에도 궤변·트집, 이제 국민 우롱 그만해야 4.

[사설] 내란·체포 이후에도 궤변·트집, 이제 국민 우롱 그만해야

윤석열 ‘바보 전략’인가 ‘바보’인가 5.

윤석열 ‘바보 전략’인가 ‘바보’인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