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일 장중 한때 3000을 돌파한 모습
코스피지수가 6일 장중에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로 돈이 많이 풀린데다,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이 불고, 2차전지·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도 호조를 보인 게 맞물렸다.
이제는 코스피 급등에 가려진 경고에도 귀를 기울이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융-실물 간 괴리 확대에 구두 경고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개인 투자자는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정부도 과잉 유동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코스피는 이날 종가 기준 2968.21을 기록해, 전날보다 0.75% 내렸다. 하지만 장중에는 최고 3027.16까지 치솟으며, 증시 역사를 새로 썼다. 코로나 위기로 지난해 3월 1457까지 급락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코스피는 새해 들어 연일 급등세를 보여 3000 돌파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재난지원과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한데다, 시중의 뭉칫돈이 초저금리로 갈 곳이 마땅치 않자 주택시장에 이어 증시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1000만명에 달하는 ‘동학개미’도 견인차 구실을 했다. 케이(K)방역과 케이경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2차전지·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과 주력산업의 전망이 밝은 것도 주효했다.
코로나 극복이 기대되는 올해의 증시 전망도 장밋빛이 넘친다. 국내 증권사들은 앞다퉈 추가 상승을 점친다. 하지만 산이 높을수록 골짜기도 깊은 법이다. ‘빚투’를 보여주는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20조원에 육박한다. 국가·가계 부채 급증,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미-중 갈등 격화 등 숨어 있는 복병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도 5일 “실물-금융 간 괴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은 말로 그치지 말고 연착륙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올해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기대하며, 한국이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대립과, 후진적 기업지배구조 등의 이유로 국내기업은 오랫동안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에 비해 주가가 낮았다. 코스피 상승이 지속되려면 공정한 시장질서 구축, 낡은 규제의 개혁을 통한 미래산업 육성, 양극화 완화 등 개혁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