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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라임 의혹, 윤 총장 배제한 독립적 수사가 맞다

등록 2020-10-19 20:09수정 2020-10-20 02:44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야당 정치인과 검사를 상대로 로비가 이뤄졌고 그동안 검찰이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현재 수사팀과 지휘라인에 계속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9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라임 사태를 독립적인 수사 주체가 맡는 게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타당한 방향이다. 또 추 장관은 윤석열 총장 본인과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서도 결과만 보고받도록 했다. 윤 총장은 두가지 모두 수용했다.

윤 총장은 그동안의 수사 지휘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데다, 폭로 내용 중에는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 등 윤 총장이 언급되는 대목도 있다. 또 야권 정치인 관련 사항을 지난 5월 서울남부지검장이 윤 총장과 면담하면서 보고한 반면 대검 반부패부 등 지휘계통에 정식 보고된 것은 8월 말쯤인 것으로 드러나 보고·지휘 과정이 적절했냐는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삼성 비자금 사건 때 일부 검찰 간부들이 삼성의 관리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이 지휘라인에서 물러난 사례가 있다.

물론 검찰 수뇌부만 지휘에서 배제시킨다고 해서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이 온전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는 로비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수사관도 배제하고 수사팀을 새로 재편할 것을 주문했다. 당연한 조처다. 나아가 새 수사팀이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검사 비위와 관련한 부분은 애초 단서를 묵살했던 현 수사팀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 식구 감싸기’ 우려를 불식시킬 특임검사 임명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국민의힘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진실을 덮기 위해 남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의 중립성 보장을 위해 절제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지휘 내용 자체의 필요성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검찰이 먼저 독립적 수사기구를 제안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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