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친일세력의 “위안부 고수익” 모욕, 용납할 수 없다

등록 2020-05-12 17:39수정 2020-05-13 02:43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대표 저자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가운데)을 비롯한 저자들이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대표 저자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가운데)을 비롯한 저자들이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노골적 친일 역사서인 <반일종족주의> 저자들이 속편 격인 책을 내놓고 “위안부는 고수익” 등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또다시 모욕하는 ‘2차 가해’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친일 학자·언론인들이 11일 내놓은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은 지난해 나온 <반일종족주의>와 마찬가지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강제동원,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해 통계 수치나 회고록 중 일부 내용을 선택적으로 부각하거나 과장하는 방법으로 역사를 왜곡한다. 이영훈 전 교수는 “일본군 위안소는 후방의 공창제에 비해 고노동, 고수익, 고위험의 시장”이었다며 “위안부 모두가 약취와 유괴 범죄의 희생자일 수는 없으며 일정 부분은 원래 성매매 산업에 종사한 여인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미 학계에서는 더이상 주장하지 않는, 총칼을 찬 일본군이 피해자들을 끌고 가는 영화의 장면을 비판의 소재로 삼아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기도 한다. 또 페미니즘 언어를 빌려 위안부 피해자는 빈곤과 가부장제의 희생자라고 강변하면서, 일본 정부와 군의 위안부 동원과 위안소 운영 책임을 은폐한다.

이들이 지난해에 비해 역사 왜곡의 정치적 의도를 더욱 분명히 드러낸 점도 주목된다. 이 전 교수는 책의 서문 등에서 문재인 정부가 “반일 종족주의, 친중 사대주의”라고 비난한다. 또 책의 말미에선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진술이 “거짓말의 행진”이라며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깎아내린다. 이들은 책의 발행일을 박정희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5월16일로 정하고, 부록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칭송하는 소책자도 내놨다. 친일 극우세력들을 결집해,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훼방을 놓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이들의 책은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 극우세력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극우가 현해탄 너머로 손을 맞잡고 역사 왜곡을 증폭시키고 있는데, 특히 그 주전장이 ‘위안부’ 문제다. 일본군에게 큰 고통을 당하고도 독재 정권 시절 침묵을 강요당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은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시작으로 수많은 활동가, 시민들과 손잡고 진실을 알렸다. 이런 노력들은 국제사회로 확산되어 전시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전세계 여성들과 연대하는 인류사적 인권 운동이 되었다. 그런데도 한국과 일본의 극우세력들은 여전히 위안부 인권 운동의 30년 역사를 훼손하려는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이러다 다음 전쟁터는 한반도가 된다 1.

이러다 다음 전쟁터는 한반도가 된다

다시 전쟁이 나면 두 번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연철 칼럼] 2.

다시 전쟁이 나면 두 번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연철 칼럼]

북 파병에 ‘강경 일변도’ 윤 정부…국익 전략은 있나 3.

북 파병에 ‘강경 일변도’ 윤 정부…국익 전략은 있나

이미 예견됐던 ‘채식주의자’ 폐기 [한겨레 프리즘] 4.

이미 예견됐던 ‘채식주의자’ 폐기 [한겨레 프리즘]

[사설] 배달앱 수수료 인하안, 더 이상 시간 끌어선 안 된다 5.

[사설] 배달앱 수수료 인하안, 더 이상 시간 끌어선 안 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