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강 교회 앞에 16일 오전 취재진이 몰려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코로나19 완치자가 확진자 수를 추월하는 등 진정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산발적 집단감염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개신교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경기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에서는 목사 부부와 신도 등 46명이 최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선 서울 구로 콜센터의 129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다. 서울 동대문의 동안교회 등 수도권에서만 교회 4곳에서 각각 10명 이상의 집단감염자가 나왔다.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일부 교회에서 지난 일요일 충분한 예방조처 없이 현장 예배를 강행한 데 이어 앞으로도 계속할 것으로 보여 매우 걱정스럽다. 자제를 촉구한다.
신도 130명 가운데 46명이나 확진판정을 받은 은혜의 강 교회는 지난 1일과 8일 예배를 강행했다. 낡은 상가건물 3층은 예배당, 4층은 식당으로 사용했는데 밀집 예배와 집단식사가 감염을 불렀다는 게 성남시의 판단이다.
경기도는 사전조사에서 교회 2923곳이 현장 예배 방침을 밝힌 뒤 15일 공무원 600여명을 31개 시·군에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애초 약속한 대로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2m 이상 거리 유지 등 예방조처를 실시하는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확인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교회가 지켰으나 은혜의 강 사례처럼 애초부터 공간이 좁아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등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도 적잖았다는 평가다.
일부 소규모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려 해도 영상예배 장비 마련이 어려운데다 건물 임대료 부담 등 경제적 요인도 만만찮다고 한다. 한 개신교 목회자단체가 개신교회 27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지난 1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93%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이후 헌금 추이가 줄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현장 예배로 인한 집단감염 우려는 경기도만의 일이 아니다. 박원순 시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도 전체 교회의 33%가 현장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온라인 예배가 2주 이상 이어지면서 서울 광림교회처럼 다시 현장 예배를 재개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일부 대형 교회는 발열 검사와 손 소독 등 예방수칙을 지킨다며 쉬지 않고 현장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수칙을 지키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잖다. 충분한 예방조처 없이 현장 예배를 강행할 경우엔 경기도의 행정명령처럼 좀 더 적극적인 조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