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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국 ‘대북 라인’ 교체, 북한 문제 손 놓아선 안돼

등록 2020-02-12 18:27수정 2020-02-13 02:38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10일 오전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0.2.10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10일 오전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0.2.10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문제를 맡아온 핵심 실무자들이 줄줄이 떠나고 있다. 백악관은 11일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를 유엔 특별 정무 차석대사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엔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가 유엔 ‘다자간 연대’ 특사로 임명돼 북한 담당 라인을 떠났다. 미국 대선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기에 때맞춰 대북 정책 담당자들이 연쇄 이동하는 건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그렇지 않아도 삐걱거려온 북-미 대화가 멈춰서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난해 말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임명됨에 따라, 대북 정책과 관련한 웡 부대표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웡 부대표는 며칠 전 한국을 찾아,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금강산 개별관광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을 협의하고 돌아갔다. 그런 웡 부대표의 갑작스러운 이동은 한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남북 협력사업을 둘러싼 한-미 공조에도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서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미국 언론은 최근 백악관 참모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까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원치 않는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11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두 지도자 간에 또 다른 정상회담이 적절한지 봐야 한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미 국무부 대북 라인의 잇따른 이동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까지 북한 문제에서 ‘현상 유지를 위한 상황 관리’만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판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대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실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는 노선을 택할 것이다. 북핵 문제는 좋아지거나 나빠질 뿐 ‘현상 유지’가 없었다는 게 지난 20년의 교훈이란 걸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나서길 바란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 등을 말로만 언급할 게 아니라, 북한이 귀 기울일 만한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고 설득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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