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당명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3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에서 선거유세를 하던 중 프로축구 구단 경남에프시(FC)의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유세를 벌인 일로 논란에 휩싸였다. 황 대표의 행위는 경기장 내 선거운동을 금한 프로축구 규정 위반이어서 구단이 중징계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황 대표 일행은 구단 만류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강행했는데, 황 대표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엉뚱한 해명까지 내놓았다. 선거운동에 매몰돼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황 대표는 30일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창원축구센터를 찾았다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관중석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황 대표와 강기윤 후보는 자유한국당 로고와 기호 2번이 적힌 웃옷을 각각 입었는데, 구단 쪽은 정당명·기호명·후보자명이 표기된 옷을 입고 입장할 수 없다고 말렸지만 막무가내였다고 한다.
프로축구연맹은 1일 내부 회의에서 경남에프시 구단의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결국 선거운동 와중에 애꿎은 구단이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당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창원축구센터를 찾았지만 경기장 밖에서만 유세를 했다고 한다.
황 대표 일행이 이런 기본적인 규정을 모른 것도 문제지만 구단 쪽의 만류에도 막무가내로 입장한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구단과 팬들에게 납득할 만한 사과와 응분의 조처를 해야 한다.
특히 황 대표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는 논란이 불거진 뒤 기자들에게 “선거운동 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 그런 부분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또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선 두루뭉술하기 짝이 없는 해명이다. 황 대표는 비신사적인 축구장 유세로 피해를 입은 구단과 창원 시민들에게 진솔히 사과해야 한다.
선거전에선 누구나 불법·탈법의 유혹을 받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원칙과 규정을 지키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득표에 눈이 어두워 법과 규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선 유권자들이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그 전에 정당과 후보자가 먼저 깨끗한 선거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