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 위원인 강성주, 전원책, 이진곤 위원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의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이 연일 태극기 부대를 두둔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전 위원은 22일 “태극기 부대를 극우로 모는 건 지나친 왜곡”이라며 “촛불시위는 촛불혁명이라 부르고 태극기를 들고 나오는 분은 태극기 부대라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며칠 전에도 태극기 부대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다. 보수 세력에서 제외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인적 쇄신의 전권을 부여받은 이가 연일 태극기 부대 옹호 발언을 내놓는 건 위태로워 보인다. 당 쇄신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전 위원 발언은 정치세력으로서 태극기 부대의 위험성과 극단성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 태극기 부대의 중추랄 수 있는 대한애국당 강령에는 ‘사기 불법 탄핵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누명을 쓰고 탄핵당했다’고 돼 있다.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수사가 ‘사기’이며, 국회와 헌법재판소 탄핵이 불법이라는 인식이다.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 1심 선고날 “박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과 인신감금은 권력찬탈 반역정권의 실상 자체다”라고 논평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일련의 단죄 과정이 권력 찬탈이요, 반역이라는 것이다. 헌정 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극단적 인식이다.
전 위원은 태극기 부대에 대해 “나라를 걱정하고 직전 대통령을 구속시켜 추락한 국격을 걱정하는 분들이다. 자신들이 보수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세력으로서 태극기 부대와 참가자 개개인을 혼동하는 순진한 발상이다.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이 ‘보수의 중심’일 순 없다. 전직 대통령 구속으로 국격이 추락한 게 아니라, 촛불의 힘으로 ‘비리 대통령’을 끌어내림으로써 국격을 높였다.
전 위원은 더이상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공당의 인적 쇄신을 책임진 공인이다. 그가 태극기 부대를 계속 두둔하고, 박 전 대통령 공과에 대한 ‘끝장토론’ 운운한다면 인적 쇄신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공당은 이념과 정책 노선이 분명해야 한다. 이리저리 줄타기하면서 집토끼와 산토끼를 다 잡으려 들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전 위원과 자유한국당은 이번 기회에 탄핵 부정 세력과 명확한 선을 긋고, 당의 정체성을 바로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