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댓글조작 사건’ 수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6일 김경수 경남지사를 소환했다. 출범 41일 만에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수사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킹크랩 시연’을 참관하고, 드루킹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지사가 댓글 공작의 공범임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특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관련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이를 위해 특검은 사건 실체에 대한 진실 규명이라는 원칙에 따라 증거로 진실을 찾아야 한다. 망신주기나 여론전, 본안과 다른 문제를 내세워 논란을 자초해선 안 된다. 김 지사 소환 당일 언론에 “김 지사가 깜짝 놀랄 만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한 상태”라는 특검 관계자 발언이 보도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검 의도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키울 뿐이라는 것을 특검 스스로 명심하길 바란다.
정치권도 과도한 정치공방은 자제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김 지사 소환에 “비로소 특검의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며 “수사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차 수사기간 만료 시점은 25일로, 아직 20일 가까이 남았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면 1차 기간 만료 3일 전까지 특검이 대통령에게 기간 연장 사유를 보고하고, 30일 연장을 요청하면 된다. 벌써 특검에 ‘부실·늑장 수사’ 낙인을 찍으며 수사기간 연장 논란을 촉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특검’ 운운하며 특검의 힘을 빼는 듯한 더불어민주당 태도도 적절하지 않다. 김 지사는 이날 “특검보다 더한 조사도 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처리해놓고 이제 와서 “정치브로커의 일탈에 불과하다”며 축소를 하는 듯한 추미애 대표의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억측과 ‘늑장수사 논란’을 증폭할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온 세 후보가 일제히 특검에 의문을 제기하며 김 지사를 감싸는 것도 ‘표를 의식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지금은 여야 모두 차분히 특검 수사를 지켜볼 때다. 특검팀도 국민이 지켜본다는 걸 무겁게 인식하고 오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