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16일 서울에 올해 처음으로 폭염경보를 내리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문제는 이런 폭염이 앞으로 최소한 20일, 길게는 40일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티베트 일대의 뜨거운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상층부 기온이 올라간데다 하층부의 북태평양 고기압까지 가세해 더위를 유발하는 고기압이 상하부에 자리를 차지한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다.
지구온난화로 사실상 5월부터 여름이 시작된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며 안내문자를 보내고 자치단체들은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주 동안 전국에서 탈진이나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401명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연령별로는 50대(95명)와 60살 이상(139명), 직업별로는 농림어업(54명)과 기능직(47명)에서 환자가 많았다. 특히 실외 작업장에서만 121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은 주목을 요한다.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이나 야외 작업자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1500여명(사망 11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400여만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2007년 피해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 탁상행정이 아니라 한발 빠른 예방행정, 맞춤형 현장행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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