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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한겨레 사설] ‘석탄발전 셧다운’으로 첫발 뗀 미세먼지 30% 감축

등록 2017-05-15 18:17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찾아가는 대통령’ 두번째 행사로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방문해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12일엔 인천공항공사를 찾아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자리와 건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을 뜸 들이지 않고 신속히 처리하는 속전속결식 업무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찾아가 5학년 1반 어린이들과 미세먼지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찾아가 5학년 1반 어린이들과 미세먼지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은정초등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생활 속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관해 의견을 듣고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대책들을 해당 부처에 지시했다. 그만큼 미세먼지 문제가 더는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미세먼지에 황사, 오존까지 겹치면서 말 그대로 ‘숨막히는 봄’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들을 밖에 내보내기 겁난다”는 걱정이 태산이다.

이날 발표한 대책을 보면, 먼저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8기를 6월 한달 동안 일시적으로 가동중단(셧다운)하겠다는 것이다. 2기는 전력수급 문제를 고려해 제외했다. 또 내년부터는 3~6월 넉달 동안 가동중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임기 안에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모두 폐쇄를 추진하되 일단 응급처방부터 내놓은 것이다. 봄철은 미세먼지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반면, 전력 피크 기간인 여름과 겨울에 비해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사실을 고려했다. 정부는 가동중단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1~2% 줄어드는 대신 연간 600억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한전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놓은 ‘임기 안에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달성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문 대통령은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폐쇄 외에도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가운데 공정률이 10% 미만인 9기 건설의 원점 재검토와 경유차 축소,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등의 대책은 전기요금과 경유값 인상 등 국민 부담 증가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체계 개편과 공장의 배출기준·부과금 강화 등의 대책은 재계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모두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들이다. 이전 정부도 이와 비슷한 공약이나 정책을 내놨지만 늘 경제성에 밀려 결국 빈말에 그쳤다. 경제논리를 넘어 환경과 국민 건강을 함께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실패한 탓이 크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를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한 만큼,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일정표를 내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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