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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문재인·안철수 후보, ‘제기된 의혹’에 성실히 답해야

등록 2017-04-11 18:21수정 2017-04-11 22:02

5·9 대선을 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의 검증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오는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앞두고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백병전이 치열하다. 선거판을 흐리는 과도한 네거티브는 곤란하지만, 검증이 필요한 부분은 명명백백히 밝히고 진위를 가려야 한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아들 특혜 취업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사고 무마 의혹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문 후보 아들 준용씨가 2007년 1월 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통상 16~42일이던 원서접수 기간이 엿새에 불과했고, 학력증명서 발급일이 원서 접수 마감 닷새 뒤였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응시원서에 적힌 제출시점이 나중에 가필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문 후보 쪽은 노동부 감사 결과 ‘특혜 채용은 없었다’고 결론났다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음주사고 무마 의혹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배아무개씨의 음주사고 내용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알았느냐는 것이 초점이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의 1+1 특혜 채용 의혹,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논란 등이 검증 대상이다. 안 후보가 2008년과 2011년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로 임용될 때 안 후보와 패키지로 김 교수도 특혜 채용됐다는 것이다. 안 후보 쪽은 “절차에 따라 진행된 만큼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안 후보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 인수 과정이나 정준양 회장 선임 당시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안 후보 쪽은 재산공개를 거부해 논란이 됐던 딸 설희씨의 재산이 약 1억1천여만원이라고 11일 공개했다.

문 후보 아들이나 안 후보 부인을 둘러싼 의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한달 뒤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고 사회적으로 지도층 인사의 가족에 대한 공정성 확립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 유야무야 넘길 일은 아니다. 문 후보나 안 후보 모두 제기된 의혹에 관해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물론, 이미 충분히 해명된 사안을 계속 물고 늘어지거나 도가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건 양쪽 모두 자제해야 할 것이다.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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