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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각심 높여야 할 ‘지카 바이러스’의 지구촌 습격

등록 2016-01-29 18:37수정 2016-02-05 11:29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중남미를 중심으로 23개 나라에서 발병 사례가 나타났고, 특히 브라질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두증 의심 사례가 평년의 150여명에서 4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달 1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를 논의할 예정이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은 이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사태(2014년) 등 세 차례뿐이었다. 그만큼 지카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돼도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발열·발진·관절통 등을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브라질 사례를 통해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소두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유력한 가설이 제기되면서 공포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급성 신경마비 증상인 길랭-바레 증후군의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감염 경로를 보면 우리나라가 당장 위험지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가 주된 매개체로 꼽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모기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흰줄숲모기도 매개체가 될 수 있지만 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밖에 수혈이나 성적 접촉을 통한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주로 낙타를 통해 전파된다고 알고 있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중동지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창궐하리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감염병은 예기치 않은 작은 틈새로 유입될 수 있고 한번 들어오면 대처가 매우 힘들어진다는 교훈을 우리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통해 뼈저리게 배웠다. 보건당국은 29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계속해서 ‘조금 과하다 싶은’ 수준으로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 시민들도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당국의 권고를 따르고 의료인과 상담하는 등 자신과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브라질은 곧 우기를 맞아 모기가 급증할 테고 몇 달 뒤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린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확산을 가속화하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를 중심으로 한 신속한 국제 공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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