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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연아가 있어 우리는 행복했다

등록 2014-02-21 18:58수정 2014-02-24 13:53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멋진 마무리를 해냈다.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인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여자 싱글에서 쇼트 74.92점, 프리 144.19점으로 합계 219.11점을 얻어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비록 불공정 판정 논란 속에 합계 224.59점을 얻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양보해야 했지만 올림픽 2연속 입상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고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했다.

1997년 초등학교 때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연아의 17년 피겨 인생은 한국 피겨, 나아가 세계 피겨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연아는 2009년 3월 미국에서 열린 피겨 세계대회에서 총점 207.71점으로 여자 피겨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했다. 이어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무려 228.56점이라는 역대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가 피겨 역사를 한발 한발 새로 써가는 동안 우리 국민도 벅찬 마음으로 그 여정을 함께했다. 그가 음악에 맞추어 환상적인 점프를 해내는 순간 국민도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김연아가 부상으로 좌절하거나 방황할 때면 국민도 그와 함께 아파했다. 그의 아름답고 힘찬 몸짓은 마치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의 날갯짓과도 같았다. 김연아와 함께 우리나라도, 국민도 세계 속에서 더욱 성숙하고 커졌다.

비록 올림픽 2연패라는 애초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보여준 원숙함과 아름다움, 노력하는 모습은 무엇에 비길 수 없을 만큼 값지다. 김연아는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서도 진정한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1등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드릴 수 있어 기분 좋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성숙한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아름다운 태도다.

세계 언론이 지적하듯 김연아에 대한 심판 판정은 아쉽기 짝이 없다. 홈 텃세 속에서 심판의 불공정 판정으로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국제적 여론이 비등하다. 김연아가 더욱 공정한 판정을 받았다면 어찌됐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김연아가 “체력적, 심리적 한계를 많이 느꼈는데 다 이겨냈다는 점에서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고 자신에게 말했듯, 그는 이미 우리 마음속의 영웅, 우리 마음속의 영원한 금메달리스트다.

선수 생활 동안 지구촌의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꿈을, 그리고 우리 국민에게는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의 앞길에 영광과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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