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영표·장하나 의원,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0일 각각 4대강 복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보와 둑을 허물어 4대강을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취지다.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복원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속적으로 들어갈 인공구조물 유지 및 보수 비용, 보 안쪽에 쌓이는 오니 제거 비용, 지하수의 수질과 수위 교란 등의 후유증을 처리하는 추가 비용 등을 따져봤을 때 복원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적게 먹히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최근 연재한 ‘신음하는 4대강 복원이 답이다’ 2부 기획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럽에서는 자연형 하천으로의 보전과 복원에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높이 15m 이상의 대형 댐만 9265개나 있는 ‘댐의 나라’ 미국에서도 1912년 이후 지난해까지 100년 동안 철거된 댐은 모두 1100여개에 이르고, 이 가운데 800개 가까운 댐의 철거가 지난 20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4대강 복원을 위해서 시급한 건 강 주변 개발을 막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하천 복원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이미 사유지로 바뀌었고 개발이 진행된 강변 땅을 다시 사들이는 것이었다. 우리도 친수구역특별법이 제정돼서 4대강의 양쪽 2㎞ 이내 지역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복원하는 데 더 이상 장애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국민적 동의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불과 4개월 만에 계획을 수립하고, 3개월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마쳤으며, 3년 만에 엄청난 속도로 공사를 끝냈다. 졸속 추진,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점과 예상되는 피해, 환경과 인간에 대한 영향을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조사하여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고 판단하게 해야 한다.
보와 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화약을 이용한 폭파 등의 방식은 댐 주변 생물들의 생명을 직접 위협할 뿐 아니라, 댐 상류의 수위를 갑자기 낮춰 강 주변 생물의 서식환경에 또 한 번 충격을 줄 수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 상당한 의지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내 흐지부지됐다. 국무총리실 산하의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도 중립성 시비로 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사실상 활동이 멈추고 말았다. 야당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발의한 이 법안들이 4대강 복원을 위한 국민적 대토론을 시작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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