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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중견국가 한국 출신 유엔사무총장을 기대한다

등록 2006-10-03 18:20수정 2006-10-03 21:15

사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새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뽑는 마지막 예비투표에서 1위를 해 사실상 안전보장이사회의 후보로 확정됐다. 안보리의 확정투표와 총회 인준 등의 절차가 남았지만, 그의 총장 선임은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다. 반 장관이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잘 대처해 첫 한국인 유엔사무총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반 장관이 마지막 예비투표에서 한 표의 반대도 없이 1위에 오른 데는 오랜 외교관 경력으로 다져진 그 자신의 경륜과 세련된 처신이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분단이란 비극적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평화와 화해를 추구해 온 우리의 노력과 경험에 대한 평가로 여겨진다. 남북은 정부 수립 후 24년이 지난 1991년에야 유엔 동시가입을 실현할 수 있었을 정도로 첨예한 대립 시대를 살았다. 지금도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대화로 풀어야 할 숱한 난제들을 안고 있다. 반 장관 역시 민감한 북한 핵 협상에서 보여준 자신의 지도력을 유엔 총장 자질의 중요한 준거로 내세웠다.

아울러 40여년이란 짧은 기간에 세계 최빈국의 하나에서 11위 경제대국이자 민주국으로 성장한 ‘중급국가’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냉전해체 뒤 유엔은 비로소 ‘모든 인간의 동등한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와 안전이 보장된 세계를 만들어 갈 중심축’이란 그 본연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단극으로 등장한 미국의 전횡과, 유엔 자체의 부패와 관료화 문제 등으로 그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오히려 유엔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됐고 개혁 요구는 거세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런 상황에서 분단된 약소국의 설움을 극복하고 선진 대열로 진입하려는 중급국 한국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것은 그뿐만 아니라 한국으로서도 기회이자 시험대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제관계의 민주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따라서 반 장관은 물론 한국도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진정한 다리구실을 하는 도덕적 지도력을 발휘함으로써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민주적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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