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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1700명에 임금 체불한 위니아, 노동자들은 어찌 사나

등록 2024-01-08 18:09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말 서울 강남 선릉역 인근 대유타워 앞에서 박영우 회장에게 체불임금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위니아딤채 지회 제공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를 찾아가 임금을 체불당한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성남시청에서 ‘임금체불 근절 및 피해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악의적인 체불 사업자에 대해 검찰과 협력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금체불은 노동자에게 실업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 장관이 공언한 대로 임금체불이 더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기를 바란다. 그 의지와 실행력을 시험해볼 만한 사업장이 있다. 3개 계열사에서만 700억원 넘게 체불임금이 쌓여 있는 대유위니아그룹이다.

위니아딤채 노동조합은 지난해 말 회사 쪽에 4대 보험료를 10일까지 내달라고 촉구했다. 회사는 지난해 1월부터 임금을 들쑥날쑥 지급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10월부터는 30%만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급여에서 공제해간 보험료마저 납부하지 않고 있어, 노동자들은 금융권 대출에도 제약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한다.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위니아 등 3개사의 전·현직 직원 1700여명에 대한 체불임금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708억원에 이른다. 길게는 17개월째 임금을 제대로 못 받은 사례도 있다.

검찰은 박영우 회장의 조카인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를 지난해 9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그러나 그룹의 실질적 소유자인 박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어서 형사 처벌을 피해 갔다. 박 회장은 2021년 계열사들에서 65억원, 2022년 77억원의 연봉을 받아 챙겨놓고 체불임금 해결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골프장(대유 몽베르CC)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은 체불임금 변제에 최우선으로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골프장을 판 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 회장은 2015년 위니아만도(현 위니아), 2018년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인수한 뒤 경영 실패로 작금의 사태를 불렀다. 체불임금은 부실해진 회사에 떠넘겨버리고, 나머지 재산은 고스란히 챙겨 빠져나가려는 시도를 용납해선 안 된다. 노동부는 박 회장이 체불임금에 실질적 책임을 지게 하는 방안을 최선을 다해 강구해야 한다. 국회 환노위는 골프장 매각 대금으로 체불임금을 갚겠다고 해놓고 이행하지 않은 박 회장을 4일 검찰에 위증죄로 고발했다. 검찰은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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