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국정 전면 쇄신 및 국무총리 해임·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했다. 체포동의안은 20일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21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무죄 추정과 피의자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더구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할 국회 제1야당 대표에 대해 기어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 행태는 비판 소지가 크다. 민주당은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박광온 원내대표)라고 반발하고 있다. 수긍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미리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하나, 전날 이 대표가 19일간 이어진 단식 도중 병원으로 옮겨지자마자 곧바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고 윤 대통령도 기다렸다는 듯이 체포동의안을 재가한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이 대표의 대응은 더욱더 담대하고 당당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에 앞서 지난 2월엔 대장동 의혹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민주당 내 이탈표로 인해 찬성이 더 많았음에도 과반 미달로 부결되는 일이 있었다. 이 대표 방탄 논란이 민주당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당내 인식을 드러낸 사례였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는 당의 족쇄가 된 방탄 프레임을 깨고 이 대표의 리더십에 힘을 싣는 결단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민주당 혁신위원회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권고했다.
이제 와서 단식을 이유로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엎는다면,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당의 분열 가능성도 우려된다. 민주당 일각에서 검찰의 무도한 행태를 이유로 체포동의요구를 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으나, 이는 자칫 민주당을 출구 없는 방탄 미궁에 가두는 것은 물론, 이 대표 단식의 진정성마저 훼손할 수 있다. 20일 단식한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는 구속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며 당당히 대응할 때 검찰의 정략적 의도도 제어할 수 있다. 이 대표 자신이 국민을 믿고 법원의 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체포동의요구 ‘가결’을 주문하고 당도 호응하기 바란다. 법원도 헌법과 법률의 원칙에 입각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