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본 손 들어준 IAEA 보고서, 오염수 방류 정당화 못해

등록 2023-07-04 18:45수정 2023-07-05 02:09

일본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 요청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예상대로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4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일본 정부가 이를 근거로 언제든 133만톤의 오염수를 방류할 수 있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셈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최종 보고서를 전달한 뒤,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이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애초부터 일본 정부 요청으로 해양 방류를 지원하기 위한 컨설팅 성격의 검토를 해왔기에, ‘예정된 결론’이나 마찬가지다.

보고서가 원전 사고로 발생한 대량의 오염수를 수십년간 바다에 버리는 행위에 대한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고, 영향을 받는 주변국 국민에게 위험성을 감수하라고 강요할 권리도 되지 않는 건 분명하다.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는 ‘과학’을 내세우지만 답변되지 않은 중요한 질문이 많다. 최소 30년 이상 방류가 예상되는데, 잦은 고장으로 논란이 됐던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과부하 등 향후 우려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핵종제거설비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 농도가 바닷물에 희석되어 기준치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지만, 이런 방사성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돼 일으킬 생물학적 영향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올여름 방류’를 예정하고 있는 일본은 보고서를 근거 삼아 자국 어민들과 국제사회를 향한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그로시 사무총장도 보조를 맞춰, 한국·뉴질랜드·쿡제도 등 반대 여론이 높은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선다. 중요한 건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와 지난달 우리 ‘전문가 시찰단’ 방문 결과를 종합해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두가 안다. 정부와 여당은 ‘횟집 먹방’에 이어 ‘수조물 먹방’까지 해가며 방류 계획을 적극 두둔하고, 국민 85%의 반대 여론을 ‘괴담’으로 몰아붙여왔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우려를 헤아려 문제들을 분명히 따져 방류 강행을 최대한 미루고 해법을 찾을 것을 일본에 요구해야 한다. 방한하는 그로시 사무총장에게도 분명히 전해야 한다. 국내 바다와 수산물 안전 관리 등 방류 강행에 대한 대비책도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내란을 일으키려다 사형당하다 1.

내란을 일으키려다 사형당하다

북한군 포로의 얼굴 [코즈모폴리턴] 2.

북한군 포로의 얼굴 [코즈모폴리턴]

[사설] 반도체보조금 약속 뒤집으려는 미국, ‘불량 국가’인가 3.

[사설] 반도체보조금 약속 뒤집으려는 미국, ‘불량 국가’인가

[사설] 딥시크 충격, 한국도 빠른 추격으로 기회 살려야 4.

[사설] 딥시크 충격, 한국도 빠른 추격으로 기회 살려야

트럼프는 이겼지만 윤석열은 질 것이다 5.

트럼프는 이겼지만 윤석열은 질 것이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