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돌에 부쳐
![한겨레는 창간 35돌을 맞아 신뢰회복과 독자들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길에 나선다. 사진은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겨레는 창간 35돌을 맞아 신뢰회복과 독자들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길에 나선다. 사진은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900/675/imgdb/original/2023/0514/20230514502591.jpg)
한겨레는 창간 35돌을 맞아 신뢰회복과 독자들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길에 나선다. 사진은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불과 1년 전 상상할 수 없던 일
권력 감시와 대안 성찰의 소명 다할 것
35살 한겨레가 다시 뜁니다
창간 35주년을 맞은 한겨레가 신뢰를 회복하고 독자·주주·후원회원들께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길에 다시 나섭니다. 치열한 내부 논의와 독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더욱 구체화해갈 것을 다짐합니다.
1. 윤리·보도 신뢰 회복 나섭니다
1) 윤리 실천 엄정히 하겠습니다
올해 초 ‘편집국 간부의 금전거래 사건’이 알려지며 불거진 윤리와 신뢰의 위기 속에 저희는 한 번의 보여주기식이 아닌 단단한 변화를 약속했습니다. 윤리강령 실천요강의 엄밀성을 높이기 위해 ‘이해충돌 회피’ ‘독자 존중’ ‘소셜미디어 사용’ 항목을 신설하고 위반행위 신고 등 기존 항목을 수정하는 방안을 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마련 중입니다. 규정의 미비보다 조직 내 긴장과 통제가 느슨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반성에 따라, 간부들에게는 윤리서약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전 직원 대상 윤리교육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는 등 실효성을 높일 방침입니다. 주요한 윤리 사안 판단에는 외부 인사 포함을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2) 법조보도 달라집니다
한국 언론은 그동안 검찰 수사에 대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과잉 보도를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헌법이 규정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거나 피의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때론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한겨레부터 변하겠습니다. 우선 검찰 수사 단계의 보도를 줄이고 법원 재판 중심 보도를 강화하겠습니다. 복잡한 공방이 오가는 공판 과정을 알기 쉽게 전달하도록 다양한 기사 쓰기와 긴 호흡으로 재판의 맥락을 보여주는 고정란도 선보입니다. 주요 사건의 경우 담당자들이 수사부터 재판까지 전담해서 취재하는 제도를 실험합니다. 검찰 수사 보도에서도 독자적 검증을 강화하고 반론을 충실히 반영해 ‘한겨레 범죄수사 및 재판 취재보도 시행세칙’을 확고한 보도규범으로 정착시키겠습니다. 이를 위해 취재 현장에 적용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일부는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법조 출입뿐 아니라 기자 모두가 담당 분야에서 벌어지는 법적 사안을 깊이 이해하고 보도할 수 있도록 내부 교재도 만들었습니다. 정보 폐쇄적인 사법 시스템의 오남용, 정치의 사법화 문제점 등을 집중 조명하겠습니다. 내부 다짐에 그치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에게 법조 기사 모니터링을 맡겨 주기적으로 공개할 방침입니다.
2. 독자·주주·후원회원들에 더 다가갑니다
한겨레를 향한 의견과 쓴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겠습니다. 창간 35년을 맞아 시작하는 ‘삼삼오오 한겨레’는 독자들과 대표이사 등 한겨레 구성원들이 만나는 다양한 형식의 자리입니다. 5월18일 저녁 8시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의 스튜디오에서 <한겨레TV>의 대표 영상 프로그램 <공덕포차>의 공개방송으로 시작합니다. 6월17일에는 한겨레 청암홀에서 아이를 키우며 고민하는 모든 부모를 위한 <육퇴한밤> 공개방송 ‘육퇴한 낮’이 열립니다. 정전 70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현장 답사나 지역 독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합니다(상세 내용은 개별 채널 알림). 주주들을 위한 견학 프로그램 또한 업그레이드해 가동합니다. 뉴스 생산의 심장부인 뉴스룸국과 영상 스튜디오, 오랜 세월 공덕동을 지켜온 윤전실 등에서 한겨레 역사와 현재를 소개받고 뉴스룸 국장 등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별도 공지 예정).
3. 한국 사회의 의제 설정을 이끌겠습니다
한국 사회가 어렵게 일군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내기 위해 권력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더욱더 치열하게 하겠습니다. 고물가의 고통과 불평등의 그늘이 짙습니다. 민생과 직결되는 경제·사회 정책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미래는 오늘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기후위기가 전 지구를 휩쓸고 저출생·고령화 문제는 한국 사회의 기반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젠더 갈등·혐오의 확산은 극심한 분열을 야기하고,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시대적 난제에 맞서 공존의 방법을 모색하는 데 취재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평화와 공존은 올 상반기 집중할 화두입니다. 대형 기획 ‘정전 70년의 성찰과 분단의 벽’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열쇳말로 삼아 신냉전의 격랑을 헤쳐갈 지혜를 찾아 나서고, 또 다른 기획물 ‘이주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에선 스포츠를 통해 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어 차이와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나아가는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1988년 한겨레 창간호에 실린 ‘꼬마상주 영정’사진과 인터뷰는 80년 광주의 진실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기폭제였습니다. ‘전두환과 광주’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고리를 밝히는 기획을 통해 민주화에 대한 폄훼와 공격이 극심해진 지금 시대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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