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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윤 대통령 출근길 문답 일방 중단, 편협하기 짝이 없다

등록 2022-11-21 18:56수정 2022-11-21 18:5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최근 <문화방송>(MBC) 기자의 질문 태도 등을 빌미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전날엔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 가림막을 설치해 윤 대통령과 참모들에 대한 취재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문화방송 전용기 배제로 편협한 언론관을 드러내더니, 이제는 출근길 문답을 중단해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마저 내팽개쳤다.

대통령실은 중단 이유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 관련,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을 마친 뒤 돌아선 윤 대통령을 향해 문화방송 기자가 따져물은 것을 문제삼고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이 문화방송 보도를 “악의적 행태”로 규정하자 기자가 항의성 질문을 한 것인데, 이를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도 기자를 향해 “깡패” “버르장머리” 운운하며 원색 비난했다.

기자의 질문이 ‘난동 수준’이라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거니와 설령 불쾌했더라도 이것이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치적’으로 내세웠던 출근길 문답을 느닷없이 중단할 이유가 되나.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답변과 호통치는 듯한 태도 등이 그동안 구설에 오르니, 이번 일을 계기로 중단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가림막 설치 이유 역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동선 등 경호상 이유를 드는데, 윤 대통령은 앞서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며 기자실을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언제는 투명성을 강조하더니, 이제 와 동선 노출을 문제삼는다.

언론은 대통령이 만나는 첫번째 국민이다. 대통령실은 “출근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매일 목격하고, 출근길 국민의 궁금증에 수시로 답하는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홍보해왔다. 대통령실이 현재 문제삼는 것은 애초 출근길 문답과 기자실 배치를 결정할 때 이미 예상하고 검토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결국 자신들의 졸속 논의를 자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엔 언론을 국정 홍보 수단쯤으로 여기는 오만한 태도도 깔려 있다. 대통령실은 ‘근본적인 재발방지 방안’을 거론하고 있는데, 자칫 비판언론 취재 배제의 형태로 나타날까 우려된다. 경제·안보 복합위기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옹졸한 행태가 더는 국민을 피로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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