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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립·공정 강조한 검찰총장 후보, 실천으로 보여줘야

등록 2022-09-05 19:11수정 2022-09-06 02:08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5일 열렸다.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대통령이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 직할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이 후보자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돼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은 국민 신뢰의 뿌리이자 밑바탕”이라며 “검찰 구성원 개개인이 중립과 공정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후보자가 검찰 내 ‘윤석열 라인’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가로막고 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핵심 참모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형님이라고 불렀다는 제보가 있다’는 질의에 “한번도 그런 적이 없고 정식 호칭만 사용했다”며 “25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누구의 라인이나 측근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그랬던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윤석열 라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부정한 것인데,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이 후보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장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 후보자는 “법무부와 대검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며 “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시선이 다르고 시선이 다르면 보는 것도 다르고 생각과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칙적으로 당연한 말이다. 검찰총장 부재 상태에서 ‘윤석열 라인’ 위주의 인사까지 이뤄지면서 차기 총장은 ‘식물 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 후보자가 말한 원칙이 실천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검찰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온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말이 제일 싫다”며 “검찰총장이 되도록 허락해준다면 그 직분을 할 동안 ‘감찰총장'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인 점은 평가할 만하다.

검찰이 처한 상황은 엄중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사건 처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검찰과 정권이 한 몸이 된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 속에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이 편파 수사나 정치적 수사를 한다는 의심을 산다면 검찰은 국민의 불신을 넘어 존립 자체에 대한 심각한 회의에 직면할 수 있다. 국민들이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눈으로 검찰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이 후보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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