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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통령실 잇단 ‘사적 채용’, 공적 책임감은 안중에 없나

등록 2022-07-17 18:19수정 2022-07-18 09:36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우아무개씨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우씨의 아버지가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사안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듯한 태도가 더 놀랍다. 권 대행은 지난 15일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진 직후에는 ‘높은 자리도 아니고 9급으로 넣어줘서 미안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권 대행은 이날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우씨의 아버지가 강릉시 선관위원이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내가 (강릉) 4선 의원인데 모른다면 거짓말”, “아버지가 선관위원이라고 해서 아들이 특정 정당의 정치인을 지지하지 말란 법은 없다”고도 했다. 특정 정치인 지지와 대통령실 채용 추천은 차원이 다른 문제인데 궤변이 아닐 수 없다. 또 국민 분노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한 오만하고 뻔뻔스러운 모습에 말문이 막힌다. 앞서 우씨가 윤석열 대통령 지인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사적 채용 논란이 일자, 권 대행은 우씨를 자신이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권 대행은 “(추천하고) 나중에 장제원(의원)한테 물어봤더니 대통령실에 안 넣었다 그래서 내가 좀 뭐라고 했다.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더니 자리 없다고 그러다가 나중에 넣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멍가게 아르바이트생 채용도 이런 식으론 하지 않을 것이다. 말이 ‘추천’이지 ‘채용 청탁’임을 자인하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 부부의 ‘사적 인연’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건 한두건이 아니다. 우씨에 앞서 윤 대통령의 오랜 지인의 아들로, 평소 윤 대통령을 ‘삼촌’, 김건희 여사를 ‘작은엄마’로 부른다는 황아무개씨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윤 대통령 6촌 친척의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채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때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부인의 동행, 김 여사 봉하마을 방문 당시 지인 대동 등이 드러나 입길에 올랐다. 또 얼마나 더 있는지 알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실과 여권이 늘 ‘이게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대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스스로 매를 번다. 대선 때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는 이는 이제 별로 없다. 다만, 최소한의 공적 책임감이라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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