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10일로 취임 두 달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난맥으로 빠져들고 있다. 초대 내각 인선조차 끝내지 못했는데, 이번엔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이날 자진사퇴하면서 인사와 관련한 논란이 한층 커지게 됐다. 이렇듯 인사 문제가 화근이 돼 최근 30%대까지 급락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민심의 매서운 경고장으로 읽힌다.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지명에서 사퇴에 이르는 과정은 ‘윤석열식 인사’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그를 과거 성비위 전력에도 불구하고 요직에 지명했다. 잘못된 인선 탓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논란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송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아빠 찬스’ 논란 끝에 사퇴한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까지 더하면 낙마자만 네사람째다.
이런 인사 참사가 겹치고 쌓이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최근 30%대로 추락했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에 불과한 반면 부정 평가는 49%나 되는 역전 현상(데드크로스)이 나타났다. 부정 평가의 최대 요인이 바로 인사(응답자의 25%)였다. 중도층을 넘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해온 보수층마저 대거 등을 돌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검찰 출신 중심의 일방통행식 인사를 강행하고, 거듭되는 비판에도 전 정권과 비교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민생의 고통이 커지는 데도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국민 통합과 협치를 위한 노력 대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북송 어부 사건 등 전 정권 때의 일을 이슈화하며 갈라치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 국민의 공감을 얻는 비전도 제시한 바 없다. 지난 두달간의 행보는 자신이 강조해온 ‘상식·공정’과는 거리가 먼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를 지켜본 국민의 마음이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것인데도 윤 대통령은 “지지율은 별로 의미 없는 것”이라며 폄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민심의 이반 징후는 여러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심이 꺼내 든 ‘옐로 카드’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무겁게 새기고 진심어린 성찰에 나서야 한다. 민심과 동떨어진 ‘마이웨이’를 계속 고집한다면 지금보다 더 참담한 ‘조기 레임덕’에 직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