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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인사 실패’ 지적에 ‘전 정권 타령’ 또 들고나온 윤 대통령

등록 2022-07-05 18:13수정 2022-07-06 02:08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출근길에 ‘인사 실패’ 논란에 대해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선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며 박 장관을 격려했다. 누가 뭐래도 ‘잘한 인선’이라는 주장이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부적격’ 인사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일부는 기어이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보수층에서마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민심에 눈감은 윤 대통령의 불통과 오기가 참으로 걱정스럽다.

윤 대통령은 전날도 장관 인사에 대해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빈틈없이 발탁했다”거나 “도덕성 면에서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과 비교될 수가 없다”고 옹호했다. 궤변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날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라며 한술 더 떴다. 어처구니없다. 박순애 장관은 혈중알코올농도 0.251% 만취 운전 전력에 논문 중복 게재와 ‘조교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전날 자진사퇴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으로 보증금을 낸 공무용 렌터카를 임기가 끝날 때 개인용으로 인수하면서 보증금 1800여만원을 국가에 반납하지 않고 떼먹은 혐의를 받는다. 전날 지명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여서 또 ‘지인 찬스’ 논란이 불거진데다 2014년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인물이다. 어딜 봐서 ‘빈틈없고 도덕성에서 전 정부와 비교할 수 없다’는 건지 의아하다. 윤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 자체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마저 든다. 오죽하면 여당인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마저 5일 “성추문 인사가 연이어 임명되는 상황에서 어찌 민주당의 성범죄를 비판할 수 있겠나”라고 했겠나.

윤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전 정부를 끌어들여 자신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검찰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 “과거에는 민변 출신들이 (인사 때)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고 했고, 지난달 17일 전 정부 보복 수사 논란에 대해 “민주당 정부 때는 (전 정부 수사를) 안 했느냐”고 했다. 전임 정부 때리기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가리려는 태도는 무책임할뿐더러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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