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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검찰은 ‘인사 폭주’ 경찰은 ‘인사 번복’, 이래도 되나

등록 2022-06-22 18:39수정 2022-06-23 02:38

법무부가 22일 ‘윤석열 사단’ 검사들을 주요 직책에 중용하는 대규모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법무부가 22일 ‘윤석열 사단’ 검사들을 주요 직책에 중용하는 대규모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검찰총장 공백 상태에서 검찰 인사가 진행되는 게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대규모 인사를 강행했다. 역시나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전진배치되는 ‘코드 인사’였다. 전날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는 2시간여 만에 대상자 28명 중 7명의 보직이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의 검경 인사 난맥상이 도를 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의 ‘빅4’로 불리는 핵심 요직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 ‘윤석열 라인’인 신봉수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를 임명하는 등 고검장·검사장 33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대검 기조실장, 형사부장, 공판송무부장도 새로 임명됐다. 대검 간부는 검찰총장의 직속 참모로, 인사에서 검찰총장의 뜻을 더욱더 반영하는 자리다. 검찰총장 없이 잇따라 인사가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새 총장이 허수아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에 총장의 핵심 참모직마저 미리 채워졌으니 이렇게 노골적인 ‘총장 패싱’이 없다.

또 전국의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비롯해 주요 지검장 자리에도 ‘윤석열 라인’으로 꼽히는 특수통 검사들이 포진했다. 지난달 한 장관 취임 직후 이뤄진 법무·검찰 고위직 인사에서도 역시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비롯한 핵심 보직에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검찰 요직이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과 가까운 검사들 일색으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고도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수사, 공정한 수사,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겠는지 의문이다.

경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 장악 의도로 논란을 빚는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국 신설’ 권고안이 발표된 21일 저녁에 기습적으로 인사가 이뤄진 것부터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게다가 치안감 7명의 보직이 2시간여 만에 바뀐 것은 중대한 ‘인사 사고’다. 경찰청은 행정안전부에서 최종안이 아닌 것을 보내왔다며 “의사소통이 미흡해서 빚어진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경찰-행안부-대통령실이 사전 조율하는 주요 인사안이 잘못 전달됐다는 게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경찰 길들이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다.

검찰·경찰 인사가 이렇게 편파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면 공정한 직무 수행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검경의 독립성·중립성 추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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