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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자이언트 스텝’ 앞 금융시장 패닉, 가계부채 관리 총력을

등록 2022-06-14 18:28수정 2022-06-15 02:38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 이날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이 무너진 2492.97을 기록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 이날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이 무너진 2492.97을 기록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미국이 고물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고강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미국·유럽·아시아 증시가 모두 급락했고, 14일 코스피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500선도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가계부채 비중이 높아 급격한 금리 인상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로선 더욱 상황이 엄중하다.

미국발 고물가·고금리·경기침체 공포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4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4~15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보다 큰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연준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1994년 이후로 한차례도 단행된 적이 없는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6월과 7월 연속으로 0.75%포인트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를 잡으려면 연준이 연말까지 급격한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밖에 없지만,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공급난, 미-중 패권 경쟁 속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전세계적 물가 급등과 맞물린 금융 혼란이 쉽게 해결될 기미는 없다.

특히 우리로선 물가 급등 자체도 걱정이지만,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도 매우 우려스럽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900조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80% 가까이가 변동금리 대출이라,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가계가 크게 늘어나면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주식, 가상자산 등 자산가격 하락에 경기 후퇴로 가계의 소득까지 감소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

윤석열 정부 경제팀은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정부와 한은은 엄중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게 총력을 다해야 한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 같지 않은 만큼, 긴 호흡으로 대처하되 가계부채 위험 관리 방안 마련은 서둘러야 한다. 한편으로 물가 급등으로 타격이 큰 하청업체와 중소기업, 저소득 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줄 정책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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