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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상호 비대위’의 두달, 단합 넘어 혁신 토대 세워야

등록 2022-06-08 18:57수정 2022-06-09 02:39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민주주의, 전환의 기로에 서다’를 주제로 열린 ‘6·10 민주항쟁 35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민주주의, 전환의 기로에 서다’를 주제로 열린 ‘6·10 민주항쟁 35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을 이끌 ‘우상호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출범했다. 극심해진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대선·지방선거 연패의 원인을 분석해 혁신의 토대를 만들어야 할 책무가 비대위에 주어졌다. ‘비대위의 시간’은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까지 두달여에 불과하지만, 당의 변화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기에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우상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비대위 구성 인준안을 의결했다. 10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의 추인을 거치면 공식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혁신형 비대위’를 내세웠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친문재인(친문)계와 친이재명(친명)계의 내홍을 수습하는 일이 될 것이다. 차기 당대표가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양쪽 모두 당권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도부 선출 방식을 조정하는 이른바 ‘룰의 전쟁’은 민주당 내분의 핵심 뇌관이기도 하다.

계파 갈등을 얼마나 조기에 수습할지가 비대위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됐던 86그룹의 일원이자 대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 위원장이 ‘소방수’로 추대된 것도, 당의 혼란을 최대한 빨리 봉합하지 못하면 공멸한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우 위원장도 7일 “선거 패배로 많이 힘들어하는 당을 수습하는 일이 첫번째 과제다. 갈등 요소들을 빨리 수습해서 당이 한목소리로 나아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혁신형’을 표방한 비대위가 ‘관리형’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선거 참패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전당대회 룰 확정 등에 몰두하다 두달을 보낼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현실적 제약을 부정할 수 없지만, 비대위의 활동이 ‘전당대회 관리위원회’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민심 이반의 원인을 냉철히 분석하고 반성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오만과 무능, ‘내로남불’, 팬덤 정치 등 그간 지목된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책임을 묻고 쇄신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제한된 시간에 당 체질을 바꿀 혁신안까지 제시하는 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평가가 이뤄져야만, 차기 지도부의 혁신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비대위 앞에 놓인 두달은 민주당의 미래를 좌우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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