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신소영, 김혜윤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박순애 후보자는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난 데 이어, 6일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이 제기됐다. 김승희 후보자는 관사에 살면서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아 ‘관사 재테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두 후보자는 애초 ‘아빠 찬스’ 등 도덕성의 심각한 결격이 드러나 낙마한 김인철·정호영 전 후보자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부실 검증에 대한 일말의 반성이라도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부적격 인선이다. 인사검증을 하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다.
두 후보자의 의혹은 기초 기록만 꼼꼼히 살폈어도 놓칠 수 없는 문제들이다. 박 후보자는 2001년 혈중알코올농도 0.251%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면허취소 기준(0.1%)보다 2.5배나 높다. 올해부터 음주운전으로 징계받은 교원은 교장 승진이 불가능해진 점에 비춰봐도, 교육부 수장 자격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박 후보자가 약식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았으나, 불복해 정식 재판 끝에 선고유예를 받은 경위도 석연치 않다. 한 논문을 유사한 제목을 달아 2개 학술지에 실은 ‘자기 표절’ 사례도 4건이 제기됐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2015년 이전에는 교육부 윤리지침에 관련 규정이 없었고, 후보자의 경우 해당 논문들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은 적이 없어 ‘부당한 중복 게재’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런 인식으로 학계의 윤리적 기준을 제대로 세워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김 후보자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 차장에 취임한 뒤 관사에 거주하면서 실거주 명목으로 ‘공무원 특별공급’을 받았다. 목동과 일산에 자가 주택 2채도 소유하고 있었다. 집 없는 서민을 우롱한 ‘갭 투자’ 의혹이 제기된다. 김 후보자 모친이 건강보험료를 체납해 아파트를 압류당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가족 문제라지만, 보건복지부 수장을 맡기엔 염치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능력’이 인사 기준이라며 김인철·정호영 전 후보자를 지명했고, ‘여성 중용’을 내세워 박·김 후보자를 지명했다. 그러나 어떤 것도 기초적인 도덕성의 결격을 덮는 명분이 될 순 없다. 이제 국회가 국민 눈높이에서 낱낱이 의혹을 검증하는 수밖에 없다. 여권이 국회 원구성 지연을 이유로 인사청문회를 건너뛰고 문제 후보자들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