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6일 새벽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발사에 대응해 지대지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 이날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한국 7발, 미국 1발로 알려졌다. 사진 주한미군 공보실 제공/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6일 북한이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을 쏜 데 대응해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일(현지시각)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로 보이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가 ‘강 대 강’ 대결의 악순환으로 급속히 빠져들고 있어 우려스럽다.
앞서 북한은 5일 4곳에서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 이는 선제타격에 맞선 2차(보복) 타격 능력이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가 4년7개월 만에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한 데 대한 반발 성격도 있어 보인다. 한·미의 대응은 ‘8발에 8발’이라는 비례성 원칙에 입각한 자위권적 조처로 이해되지만, 북한의 의도적인 긴장 조성에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번 대응은 북의 단거리탄도미사일에 맞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세차례 미사일 대응 사격이 있었지만, 모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것이었다. 현 정부는 출범 한달도 되지 않아 벌써 두차례 대응 사격을 했다. 일각에선 군사적 억제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단거리미사일에까지 대응 사격을 하는 게 합당한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역대 정부의 출범 초기를 연상케 한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엔 ‘북 장거리 로켓 발사-유엔 안보리 제재-북 3차 핵실험-안보리 제재’의 악순환이 수개월 지속되다 그해 여름에야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에도 긴장이 고조되다 그해 9월 6차 핵실험,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까지 진행된 뒤 극적 전환을 맞았다. 북한은 이번에도 핵실험까지 갈 태세다. 북한이 긴장을 한껏 끌어올린 뒤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라면,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에서 더 이상 통하지도 않는 방식임을 깨달아야 한다.
북핵 문제는 미·일 대 중·러의 진영 대결이 심화하면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결국 남과 북이 대결을 자제하고 대화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북은 핵·미사일 실험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억지’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대화 재개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