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자살 기도 부른 여성 재소자 성추행

등록 2006-02-23 21:15

사설
한 여성 재소자가 남자 교도관한테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지 보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한다. 서울구치소에서 일어난 일이다. 피해 여성이 혼수상태여서 아직 정확한 동기는 알 수 없다.

구치소 쪽은 이번 일을 축소·은폐하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자살 기도 동기를 가족의 편지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상급기관에는 성추행 행위는 감추고 자살기도 사실만 보고했다. 교도관이 한 행위는 고작 ‘수치심을 느낄 질문을 하고 손목을 만진 수준’이라고 해명한다. 과연 이 정도의 일로, 구치소 쪽이 피해자 가족한테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가해 교도관을 직위해제했을까. 의심스럽기 그지없다.

교도관과 재소자는 ‘갑’과 ‘을’의 관계다. 재소자 처지에선 불이익을 우려해 교도관의 요구를 쉽게 거부하기 어렵다. 이번 일도 가해 교도관이 밀실에서 피해자의 가석방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여성 재소자가 수백명인 구치소에, 분류심사를 담당하는 여성 교도관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여성 재소자의 인권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자살 기도는 교도행정의 인권 불감증이 불러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초등학생 성추행 살해사건으로 여론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터다. 법무부가 조사한다고 하지만, 제식구 감싸기의 우려가 크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등 중립적인 기관이 나서는 게 적절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를 보면, 여성 재소자의 43%가 성적 수치심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구금시설이 성폭력 범죄의 또다른 사각지대임을 잘 보여준다. 여성 수용자 전용 시설과 여성 교도관 확충 등 제도적 개선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