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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김인철 사퇴에도 ‘난 도덕적 문제 없다’며 버티는 정호영

등록 2022-05-03 18:47수정 2022-05-04 02:4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부인과 아들딸 등 온 가족이 풀브라이트 장학금 혜택을 받아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윤석열 정부의 장관 후보자 중 첫 낙마 사례다. 그러나 또 다른 ‘아빠 찬스’ 의혹으로 사퇴 요구를 받아온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사퇴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제기된 의혹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답변했다. 참으로 후안무치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의혹 등을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자,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떳떳하다”며 의혹 자체를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께서 마음이 불편하신 거하고는 다르다”고 했다. 나는 떳떳하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지금 국민들이 갖는 의구심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근무할 때 두 자녀가 1년 간격으로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에 합격한 것을 단지 ‘우연’으로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이날 청문회 답변만으로 이런 의구심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의혹 백화점’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온 김 후보자와 정 후보자 사례는 윤석열 당선자 쪽의 부실 검증이 불러온 예고된 ‘인사 참사’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김 후보자의 경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의 가족과 인연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정 후보자는 윤 당선자의 ‘4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당선자 찬스’로 인해 애초부터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윤 당선자가 ‘조국 사태’를 정치 입문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첫 조각부터 이렇게 국민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인선을 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후보자와 정 후보자를 두고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이들에게 공직을 맡겨서는 민심을 얻을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윤 당선자는 정 후보자의 사퇴 여론이 비등하자 “청문회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자는 무엇이 국민의 마음을 얻는 길인지 잘 헤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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