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무기의 제원에 대해 “고도 약 25㎞, 비행거리는 약 110㎞, 최고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했다.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23일 만이다. 이번에 발사한 무기가 어떤 종류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나 북한의 발표 내용대로라면 전술핵무기 개발의 일환으로 추정된다. 전술핵의 잠재적 타격 목표에는 남쪽도 포함되는 것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16일 오후 6시께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두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17일 밝혔다. 합참은 “발사 제원은 고도 약 25㎞, 비행거리는 약 110㎞, 최고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정부가 시험 당일 발표하지 않은 점에 비춰, 탄도미사일이나 새 무기체계는 아닐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시험에 대해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우리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중핵적인 전쟁억지력 목표 달성에서 연이어 쟁취하고 있는 성과들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핵 개발 등을 국방발전전략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5일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북한이 전술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느 나라나 국방력 강화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인류 공멸을 위협하는 핵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특히, 북 지도부가 남쪽을 향해 ‘핵전투 무력’을 언급하고, 곧이어 전술핵 관련 시험에 나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행동은 한반도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다. 오히려 다음달 새 정부 출범과 한-미 정상회담을 대화의 문을 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새 정부 출범 초기 핵·미사일 시험으로 긴장을 끌어올린 뒤 나중에 대화에 나섰는데, 이는 협상에 필요한 시간만 단축시킬 뿐이다. 현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도 ‘원점 타격’이니 ‘선제 타격’ 등의 강경 발언으로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군이 이번 시험을 하루 지나 ‘늑장 공개’했다는 논란도 제기되는데, 정권 교체기에 국방에 한 치의 틈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