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4일 시작된 20대 대통령선거 첫날 사전투표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선거인 총 4419만7692명 가운데
776만7735명이 투표를 마쳐 17.5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4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첫날 최고 수준이다. 오후 3시에 이미 이전 사전투표율 첫날 최고 기록(12.14%, 2020년 총선)을 넘어섰다. 따라서 5일까지 이틀간 이어지는 이번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 투표율(26.69%, 2020년 총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전투표는 5일 오후 6시까지 할 수 있다. 별도 신고 없이 가까운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다.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도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이번에 사전투표 열기가 이처럼 높은 것은 몇년 전부터 사전투표가 자리를 잡은데다, 대선 판세가 초박빙으로 흐르면서 유권자들의 참여 의사가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또 오미크론이 대유행을 하면서 사전투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6만명을 넘겼고, 격리 중인 재택치료자도 92만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이달 중순 신규 확진자가 35만명으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르면 투표일인 다음주가 될 수도 있다. 누구라도 감염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져 9일 본투표일에 투표가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 가급적 사전투표를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이번 사전투표는 투표의 편의성뿐 아니라,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을 두고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혹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전과 정책보다는 후보와 배우자를 둘러싼 의혹이 선거운동을 주도했다. 후보들의 상식 밖 언행도 유권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그럼에도,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은 유권자라는 것을 투표로써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이 나라의 미래는 대통령이 아닌 시민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서울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면서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손님”이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을 전하며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엄단 방침에도 일각에선 여전히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는데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에 조금도 신경 쓰지 말고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