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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자영업자 대출 연장, 채무재조정 등 출구전략 준비해야

등록 2022-03-01 18:15수정 2022-03-01 18:55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부터 두번째)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과 간담회에서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3월 종료 예정인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처를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부터 두번째)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과 간담회에서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3월 종료 예정인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처를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애초 3월 말에 끝내기로 돼 있던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처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6개월 단위의 금융 지원 조처는 이번이 네번째다. 이번 조처로 자영업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될 테지만, ‘잠재 부실’이 쌓이고 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훗날 연장 조처를 중단하게 될 경우, 대출금과 쌓인 이자를 갚지 못해 파산 위기에 처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적극적인 채무재조정 등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초청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당면한 어려움에 공감하고 여야 합의에 따른 국회의 의견을 존중해 금융권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처를 한 차례 더 연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유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6개월 연장’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2년 넘게 이어지는 대출금 만기 연장 조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출을 해준 금융회사 처지에서 보면, 만기를 연장하는 동안 상환 불능 상태에 빠져드는 자영업자로 인해 잠재부실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 걱정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영업금지·제한 조처를 따르느라 빚이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만기 연장을 지금 중단하면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처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국회가 지난달 21일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전금융권의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한다’는 부대 의견을 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기 연장이 된 대출금은 지난해 11월 잔액 기준으로 115조원이고, 원금 유예가 12조1천억원, 이자 상환 유예가 5조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0.16%로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말(0.29%)의 절반 수준으로 낮기는 하다. 하지만 연체율이 이렇게 낮은 것이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처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조처가 한꺼번에 갚아야 할 부채만 키워놓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금융 지원 조처를 끝내기 전에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채무재조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금융회사들도 이게 서로 상생하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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