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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푸틴, 위험하고 무모한 ‘핵 위협’ 즉각 중단하라

등록 2022-02-28 19:09수정 2022-02-28 19:11

독일 쾰른의 퍼레이드에 등장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조형물. 쾰르/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쾰른의 퍼레이드에 등장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조형물. 쾰르/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 경계 태세’ 돌입을 지시했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된 국가가 공공연하게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것은 1962년 미국과 소련의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처음이다. 푸틴의 진의가 무엇이든 핵 공격을 위협한 것은 국제사회가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되는 폭거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6천여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1600기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의 핵 위협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 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차단하는 등 고강도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또 28일 우크라이나와 첫 협상을 하기로 하면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푸틴의 핵 위협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사적인 저항으로 푸틴이 애초 계획했던 ‘속전속결 승리’가 어려워지고 전세계에서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려는 반전 여론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불리해지고 있다고 판단한 푸틴이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동맹국이 아니어서 핵우산의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푸틴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핵무기 사용을 연상하게 하는 언행을 여러차례 해왔다.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를 발표하면서 한 연설에서 푸틴은 “누구든 우리의 길에 개입하면 역사 전체를 통틀어 본 적이 없는 대응을 할 것“이라며 “오늘날 러시아는 가장 강력한 핵 무장 국가들 중 하나”라고 했다. 앞서 19일에는 러시아군의 핵 미사일 훈련을 영상으로 참관했다. 러시아군이 이번 침공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핵 시설 2곳을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보고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위협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1년 소련 해체 당시 세계 세번째 핵무기 보유국이었으나 미국·러시아 등의 안전 보장 약속을 믿고 비핵화에 나섰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이어 핵 위협에 직면한 상황을 국제사회가 방관한다면 북한의 비핵화 전망도 더욱 어두워질 것이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반도·동북아의 평화와 깊이 연관돼 있음을 직시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28일 러시아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하고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배제하는 조처에 동참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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