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뒤늦은 곽상도 구속, ‘50억 클럽’ 수사 박차 가해야

등록 2022-02-05 07:59수정 2022-02-05 09:14

대장동 개발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 등으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 등으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 등으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밤 구속됐다. 지난해 12월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두달여 만이다. 곽 전 의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문성근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먼저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해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초기부터 곽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액수의 퇴직금 수수라는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곽 전 의원은 뻔뻔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구속영장마저 기각되는 현실을 목도하며 많은 국민들이 법 집행의 불공정성과 사법 정의의 무력함에 분노했다. 지난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을 요구하고 김씨가 돈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검찰의 부실 수사는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뒤늦게나마 이런 비뚤어진 현실이 바로잡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곽 전 의원의 구속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 수사의 시작일 뿐이다.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에는 두 사람이 유력 인사들에게 50억원씩 돈을 분배할 계획을 논의하는 적나라한 대목이 나온다. 곽 전 의원을 비롯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 최재경 전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 등이 등장한다. 녹취록의 구체적 언급과 더불어 곽 전 의원이 구속된 상황을 종합해 보면, ‘50억 클럽’이 결코 과장된 의혹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검찰은 곽 전 의원 외에는 수사에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사업 초기 화천대유에 5억원을 송금하고 딸이 화천대유에 취직해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는 등 김만배씨와 밀착한 정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한차례 불러 조사한 게 전부다. 나머지 인물들에 대해선 아예 조사조차 없었다. 이들 대부분이 검찰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검찰의 미온적인 수사는 ‘제 식구 감싸기’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민이 위임한 검찰권을 이렇게 멋대로 농단한다면 검찰의 존재 이유가 없다. 이제 한치도 정실에 얽매임 없이 엄정한 수사로 검은 거래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