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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윤석열의 ‘기후위기 준비 부족’이 별거 아니라는 국민의힘

등록 2022-02-04 18:09수정 2022-02-04 19:20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를 앞둔 3일 서울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사진)·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리허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 후보 토론회를 앞둔 3일 서울 한국방송(KBS) 스튜디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 사진)·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리허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일 열린 20대 대통령 후보들의 첫 티브이(TV)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기후위기 문제와 관련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류의 미래가 걸린 기후위기 극복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음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의 막중한 책무가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모습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그런데도 4일 국민의힘은 관련 질문을 던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윤 후보는 ‘일자리·성장·경제’를 주제로 한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가 “‘RE100’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그게 뭐죠?”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 후보가 유럽연합(EU)의 ‘택소노미’와 관련한 질문을 했을 때도 “EU 뭐라는 것을 들어본 적 없으니 가르쳐달라”고 했다. RE100은 세계 주요 기업들이 205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를 100% 활용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지구적인 캠페인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 분야를 정하는 것으로,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에너지 공급원 구성(에너지 믹스) 전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달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택소노미 초안 작성 때 국내 언론들도 크게 보도했다.

RE100과 택소노미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국가 경제의 틀을 짜는 매우 중요한 정책 사안이다. 각국 정부는 물론 국내외 주요 기업들도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통령 후보라면 용어는 기억하지 못해도 세계적 흐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RE100의 개념 설명을 듣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답을 했다. 윤 후보 스스로 원전 산업 부흥을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준비 부족을 넘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콘텐츠로 밀리니 장학퀴즈로 전환한 게 무슨 자랑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냐”며 이 후보를 공격한다. 개념 설명까지 해줘도 동문서답을 한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다. 나아가 “국민에게 불쾌감을 준다”고 한 것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기후위기 문제를 얼마나 안이하게 보고 있는지를 고백한 거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정책이 실종된 대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지금 국민들은 기후위기를 생존의 문제로 직시하고 있음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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