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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쇄신’ 다음날 또 권력 다툼, 부끄러운 줄 모르는 국민의힘

등록 2022-01-06 19:27수정 2022-01-06 20:26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철규 신임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 처리를 놓고 언성을 높이며 정면 충돌했다. 이 대표의 반대에도 윤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내세워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히자, 이 대표는 “마음대로 임명장 쓰시라. 제 도장이 찍힌 임명장이 나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고 한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지도부의 제안에 따라 이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낼지 말지를 논의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 속개된 의총에 참석한 이 대표는 “만약 의원총회에서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저는 지정해주신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 하지만 그 방식으론 대선 승리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젊은 층 지지는 절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급락한 윤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후보 직할의 선거대책본부를 꾸리는 ‘충격요법’을 발표한 게 불과 하루 전이다. 그 경위야 어찌 됐든 쇄신책이 나온 이상 심기일전하고 힘을 모아 선거운동에 임하는 게 공당의 구성원들이 보여야 할 마땅한 태도다. 그런데 그러기는커녕 후보와 대표는 인사권을 놓고 파열음을 빚고 의원들은 해묵은 이 대표 거취 문제를 다시 꺼내 다투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떤 이유를 대든 이런 식의 내분은 국민의 눈에 치졸한 권력 투쟁으로 비칠 뿐이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불과 두달 앞두고 내부조차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면서 무슨 염치로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 자문하기 바란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 ‘강 대 강’ 충돌을 이어가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윤 후보에게 있다. 윤 후보는 전날 이 대표와의 갈등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가 대선을 위해 당대표로서 역할을 잘하실 것”, “이 대표 거취는 제 소관 밖의 사안”이라고 답했다. 더 이상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 이 대표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해선 “의총에서 어떤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최고위원회 충돌이 의총 개최로 이어진 마당에 무책임한 태도다. 당무우선권을 가진 후보로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필요한 조처를 하는 게 당당한 자세다. 내부 권력 다툼은 자멸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걸 윤 후보는 잊어선 안 된다.

이 대표도 당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자중해야 한다. 선거 캠페인 일정이나 전략 문제로 사사건건 후보와 맞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계속 내부 분열의 불씨가 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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