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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 주적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 발언 주목한다

등록 2021-10-12 18:39수정 2021-10-13 02:33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 전람회 '자위-2021'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 전람회 '자위-2021'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며 한·미를 향한 유화 메시지를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11일 ‘국방발전 전람회 자위-2021’ 행사 연설에서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호응하는 발언으로 보여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9월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거듭 제안한 뒤, 북한은 9월24·25일 잇따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로 종전선언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고, 이달 4일에는 김정은 위원장 지시에 따라 남북 직통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연설도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북한은 더 이상 긴장을 높이지 말고 협상 테이블로 나와, 종전선언과 비핵화-제재완화 등 관심사를 논의하고 실질적 진전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남북한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무기를 한데 모은 전람회에서 이번 연설을 하면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방어’ 목적이라 주장하고, 남한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도가 넘을 정도로 노골화되는 남조선의 군비 현대화 시도”라고 비난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이 핵 개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를 보여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미가 관심을 끈다. 워싱턴을 방문한 서훈 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훈 실장은 기자들에게 미국과 종전선언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강조하면서도, 종전선언이나 대북 제재 완화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미가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통해 남북, 북-미 대화를 재개시킬 외교의 길을 만들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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